굼벵이 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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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 작성일16-08-22 10:50 조회2,282회 댓글0건본문
미국 테네시주에선 지난 7월부터 강화된 ‘굼벵이(Slowpoke)’ 혹은 느림보법이 시행 중이다. 추월하는 것도 아닌데 추월차선에서 산책이라도 온 것처럼 느릿느릿 달리는 운전자들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종종 이런 ‘굼벵이’ 운전자들이 나타나 교통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왜곡한다. 이 때문에 쓸데없는 시간과 연료 낭비를 부를 뿐만 아니라 자칫 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다. 미국은 굼벵이 운전자들에 대한 페널티를 강화하는 추세다. 테네시주는 벌금이 50달러지만 인디애나주의 경우 추월차선을 막는 느림보 운전자들에게 최대 500달러의 벌금을 매길 수 있는 ‘굼벵이법’을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뉴저지주는 300달러, 조지아주는 1000달러까지 가능하다. 조지아주에선 제한속도 이하로 달리거나 최소 한 차의 흐름을 막으면 반드시 오른쪽 차선으로 옮겨야 한다.
이 굼벵이법은 한국에도 있다. 진로양보의 의무를 규정한 도로교통법 20조가 그것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뒤에서 따라오는 차보다 느린 속도로 가려는 경우에는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로 피하여 진로를 양보하여야 한다’. 하지만 이 규정을 지키는 사람은 많지 않다. 뒤에서 차가 따라와도 꿈쩍하지 않는다. ‘네가 가라 하와이’라는 식이다. 지정차로를 무시하고 추월차선에서 천천히 달리다 적발되면 승용차는 4만원, 승합차는 5만원의 범칙금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제한속도를 넘어서 달려오는 뒤차에 비켜주지 않아도 지정차로 위반에 걸릴 수 있다. 그동안은 유명무실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뒤차에서 블랙박스로 찍어 신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굳이 벌금이 아니더라도 이 규정만 제대로 지켜도 고속도로 정체를 40% 정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무제한 속도로 달리는 것으로 유명한 독일 아우토반이 바로 느림보 퇴치로 정체를 벗어난 좋은 사례다. 아우토반 신화의 비결은 특별한 게 아니다. 추월과 주행을 확실히 지키는 것이다. 대부분의 차는 추월차선 앞에 다른 차가 없더라도 추월한 뒤에는 반드시 주행차선으로 돌아간다. 시간과 기름과 돈과 짜증을 절약할 수 있는 구호는 이것이다. ‘굼벵이들은 오른쪽으로.’
<류형열 선임기자>
자료 : 경향신문류형열 선임기자입력2016.08.1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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